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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자주국방, `로봇 프로젝트`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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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장 작성일15-08-27 11:48 조회3,98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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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시론] 자주국방, `로봇 프로젝트` 시작하자

미국과 이스라엘은 국방분야 로봇 활용 활발
국방 인력 등 살펴볼 때 한국도 로봇 적극 도입해야
로봇이 참여하는 비전투 체계 적극 검토해야

입력: 2015-08-26 18:09
[2015년 08월 27일자 23면 기사]

 
[시론] 자주국방, `로봇 프로젝트` 시작하자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방위사업학과 학과장
 

남북이 일촉즉발의 위기를 극적으로 풀었다. 우리 국민은 지난 며칠 동안 성숙한 자세로 상황의 전개를 지켜봤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주변 정세가 구한말과 유사하다는 주장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리고 언제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총체적인 어려움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경고가 많아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은 현 사회 시스템의 불완전함에서 시작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 국방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5년 전 한 장군의 퇴임식에 참석한 경험이 있다. 그때 그가 쓴 책을 받았는데 그 제목이 '그때는 거북선 이제는 로봇'이다. 이 책은 그의 36년간의 로봇 관련 군 경험과 앞으로는 로봇이 거북선을 대신할 것이라는 신념을 담고 있었다. 거북선을 대신하는 수단으로 로봇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로봇이 강력한 후보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이 책 속의 열정을 체계적으로 접근하여 구현해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약 420년 전, 이순신과 거북선 덕분에 우리나라는 침략으로부터 벗어 날 수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어릴 때부터 이순신을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인정해 왔다. 이순신 리더십에 대한 강연이 많아지고 있고 이순신 연구가 많아지고 있는 현상은 현재 그런 리더가 간절히 필요할 만큼 우리 앞의 미래가 어렵다고 볼 수도 있다. 현대 사회는 이순신과 같은 개인의 리더십으로 거북선을 만들 수 있는 사회가 아니다. 너무나 복잡한 기술과 분권화된 조직사회 때문에 개인이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관련된 수많은 사람이 같은 꿈을 꾸고 같은 목적에 동참할 때에만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게 된다.즉 많은 사람이 함께 이순신의 일부 역할을 수행하고 그들을 합한 전체가 이순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수많은 종류의 로봇 중에서 우리나라에서 제한된 인력과 예산으로 두 가지 분야만 선택해야 한다면 제조업과 국방을 선택해야만 한다. 로봇기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람 팔에 해당하는 매니퓰레이션(Manipulation)이고 다른 하나는 다리에 해당하는 모빌리티(Mobility)이다. 매니퓰레이션을 가장 많이 활용하는 시장이 제조업 분야이고 모빌리티의 가장 큰 시장이 국방 분야이다. 이 둘을 잘하면 어떤 서비스로봇이라도 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이처럼 국방 분야의 로봇역량 강화는 국방에만 그 영향이 미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로봇을 사용하게 되는 모든 미래 성장동력 분야의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된다.

현재 로봇이 국방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미 앞서가고 있으며 모든 선진국에서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방 인력 자원의 감소와 국방력 증대 요구 때문에 로봇의 활용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로봇을 준비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지만 이에 맞는 추진 능력이 크게 부족하다. 국방로봇에 대한 올바른 사회적 요구(소요)의 정의는 군사전문가들이 모인 합참에서 담당한다. 방위사업청의 로봇사업팀은 소요 제기된 로봇을 확보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국방로봇기술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각각의 역할들을 가지고 있지만 성과를 내기 어려운 것은 각자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으며 그 역할들을 다 모아보면 하나의 이순신 모습과는 거리가 너무 멀기 때문이다.

이제는 자주국방을 달성하기 위해서 유비무환의 정신을 실천할 수 있는 이순신 프로젝트가 빨리 시작되기를 바란다. 하나의 방법은 같은 꿈을 꾸는 최고 전문가들의 공동체를 만들어 그 구성원의 노력 결과가 마치 거대한 이순신이 있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공동체는 상설 위원회 성격이어도 된다. 그 핵심 역할은 로봇기술이 효과적으로 활용될 기회를 찾아내고 이를 구현해 나가는 과정을 안내하는 것이다. 거북선에 해당하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은 다른 전문가 집단이나 기업에 맡겨도 된다. 로봇이 참여하는 완전히 새로운 전투, 비전투 체계를 설계하고 연구하는 것, 그리고 병사들과 역할 분담하고 공존하는 로봇을 정의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고 반드시 로봇개발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이런 공동체 활동이 우리나라 사회 시스템의 불완전을 보완하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매년 5000억 이상 지원하는 국가의 로봇 관련 예산의 2%만 활용해도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다. 국가가 결심한다면 언제든지 시작할 수 있다.

김진오 광운대 로봇학부 교수· 방위사업학과 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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