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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환의 과학으로 세상 읽기] 로봇에 진심까지 넣을 수는 없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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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장 작성일15-02-07 10:29 조회3,6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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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펜로즈 '황제의 새 마음'

이덕환 서강대 교수
 
이덕환 서강대 교수
 
인공지능(AI)이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빌 게이츠의 회의적인 발언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는 초지능(超知能)을 가진 보편적 기계(튜링 기계)에 불안을 느끼는 사람은 게이츠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도 비슷한 우려를 밝힌 적이 있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해서 인간만을 위해 충실하게 봉사하도록 만들어진 사이보그가 자칫 인간을 조종하고 통제하는 종말적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AI는 빠르게 현실화되고 있다. 빅데이터·사물인터넷·머신러닝(기계학습)·감성로봇을 비롯해서 AI를 향한 우리의 고속 질주는 화려하다. 모든 기계가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세상의 모든 데이터를 스스로 수집·분석·학습·판단하는 지능은 물론이고 인간을 닮은 감성까지 갖춘 로봇으로 기능하게 될 날이 바짝 다가오고 있다. 그런 AI는 '찌라시' 수준의 엉터리 정보를 걸러낼 수도 있고, 오해와 편견에 시달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곧 등장할 AI가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가진 진정한 의미의 기계 인간이 될 수 있을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막연한 철학·역사·종교적 성찰이나 추론으로 밝혀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물리학과 수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며 저술가인 로저 펜로즈의 '황제의 새 마음'(이대출판부)은 바로 그런 문제에 대한 고민이 담긴 책이다. 펜로즈가 안데르센의 동화 '벌거숭이 임금님'의 주인공과 같은 절박한 심정으로 도전한 문제의 핵심은 분명하고 확실하다. 인간이 만들어낸 물리적 구조에 인간의 정신을 깃들게 만들 수 있을까?
 
로저 펜로즈 '황제의 새 마음'
 
 
 
인간의 마음과 의식은 여전히 현대 과학의 변방에 머물고 있다. 고도로 발달한 생명과학과 정보화 기술을 활용한 뇌과학과 인지과학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으로 명백한 진실이 있다. 기계를 움직이는 알고리즘으로 인간의 마음과 의식을 환원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양자역학적 실재론과 상대론적 시공간의 관점이 아무리 심오하게 발전하더라도 사정이 근본적으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안심할 일은 아니다. 지능은 뛰어나지만 마음이 없는 AI의 등장은 거부할 수 없는 필연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배려와 나눔이 지혜가 사라진 삭막한 야생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 철저하게 대비를 해야 한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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