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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꿈 같던 ‘DNA 나노로봇’, 현실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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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장 작성일15-02-07 10:28 조회3,9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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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첨단기술이 의학에 접목된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디지털 헬스케어와 인공지능은 이미 ‘핫’한 이슈가 된지 오래다. 나노기술의 의학접목과 관련한 소식들도 간혹 들려온다. 특히 나노로봇과 관련한 기술들이 주목을 받고 있는 듯하다.

 

나노입자와 관련해서는 많은 기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채드 머킨(Chad Mirkin) 등이 13nm 크기의 골드 나노입자들과 짧은 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이하 siRNA)를 결합시켜서 안정성을 확보 해 종양세포에 침투하도록 한 연구는 아주 유명하다. 그는 siRNA의 타겟이 된 유전자를 침묵시켜 다형신경교아종(Glioblastoma Multiforme) 쥐 모델에 투약해 효과를 입증했다.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HDL 콜레스테롤 나노입자를 스타틴 약제와 함께 투입해서 재발성 심근경색이나 뇌경색을 막도록 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에서는 siRNA를 리포펩타이드(lipopeptide) 나노입자에 싸서 영장류에 투입해 다양한 아밀로이드 관련 질환에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런 나노입자에 비해 나노로봇의 접근방법은 상당히 다르다. 2012년 하버드의 연구를 보면 열린 드럼통에 경첩이 달린 것처럼 생긴 DNA 나노로봇을 만들어서 특정 세포 목표에 암세포가 파괴되도록 지령을 내리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나노로봇의 주된 목표물은 DNA란 뜻이다. 이 DNA 드럼통은 특정한 걸쇠를 가지고 있어 이를 활용하면 질병 치료도 가능하다고 한다. 최근에는 DNA 나노로봇에 지질을 코팅해서 체내의 면역체계의 공격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에는 DNA 나노로봇을 이용해, 말기 백혈병 환자를 시작으로 다양한 암치료에 들어가는 임상실험이 이뤄질 예정이다.

50nm 정도의 나노로봇 수천 억개를 혈관에 투입하는 모습을 생각해보자. 질병에 따라 즉시 치료가 이루어지도록 할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오랜 시간 동안 치료를 해야 한다. DNA 나노기술은 아직 화학적으로 대단한 업적을 내고 있지는 않지만, 프로그래밍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차원에서 다양한 응용이 앞으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기전이 단순하기 때문에 대량생산 및 적용의 가능성이 높고, 연계성을 이용한 복잡도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초창기 컴퓨터 로직이 집적도를 높이면서 발전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가장 먼저 기대가 되는 것은 다양한 암치료가 가능할 것인지 여부이다.

컴퓨터와의 연결여부와 관련해서는 스탠포드 대학의 연구진들이 발표한 DNA 기반 컴퓨팅과 관련한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DNA와 단백질을 이용해서 트랜지스터와 같은 논리회로를 구성할 수 있느냐는 부분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했다. 이런 역할을 하는 소자를 트랜스크립터(transcriptor)라고 명명하였는데, A, C, T, G의 4가지 염기를 적절하게 합성해서 마치 트랜지스터와 같은 논리로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험적으로는 다양한 효소들을 이용해서 DNA와 RNA의 활동을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AND, NAND, OR, XOR, NOR, XNOR 게이트를 성공적으로 구현했다고 한다.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앞으로 식물들에 트랜스크립터를 이식해서 환경을 감시한다거나 인간의 몸에 삽입해서 다양한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나리오 등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의 나노로봇은 과거 골드나 지질 등의 단순한 나노입자를 이용했던 연구의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미래의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나노로봇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런 구체적인 질병치료를 위해서 나노로봇을 사용하는 연구가 다양하게 진행된다면, 이것이야 말로 나노의학(nanomedicine)의 진수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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