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cm ‘조종사 로봇’으로 비행기 조종 세계 첫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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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실장 작성일14-10-06 10:55 조회6,553회 댓글0건본문
눈앞에 있는 작은 로봇은 흡사 인간 조종사 같았다. 자기 손으로 조종석 스위치를 하나씩 차례대로 켜고 곧이어 메인 스위치를 눌러 비행기 엔진을 작동시켰다. 랜딩(이륙) 신호가 떨어지자 잠시 움찔하더니 조종간을 조심스럽게 당겼고, 비행기는 천천히 하늘로 솟아올랐다. 로봇이 사람처럼 비행기를 조종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금까지 인간형 로봇이 자동차를 운전한 사례는 있지만 항공기를 조종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다.
실험에 사용된 모형 비행기(오른쪽 위). 경비행기 ‘피츠(Pitts)’를 3분의 1로 정밀하게 축소하고 로봇이 앉을 수 있도록 조종석을 개조했다. - 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제공
실험에 사용된 모형 비행기(오른쪽 위). 경비행기 ‘피츠(Pitts)’를 3분의 1로 정밀하게 축소하고 로봇이 앉을 수 있도록 조종석을 개조했다. - 대전=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제공
●5km 스스로 조종해 5분간 비행 첫 성공
1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심현철 교수 연구실. 키 40cm 정도 되는 소형 로봇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비행 시뮬레이터에 맞춰 한창 조종 훈련 중이었다. 이 시뮬레이터는 실제 조종사 훈련용으로 사용되는 정밀 프로그램이다.
의심스러운 마음에 ‘조종사 로봇’을 치우고 직접 조종간을 잡고 시뮬레이터 앞에 앉았다. 최선을 다해 비행기 중심을 잡아 봤지만 미처 이륙도 하지 못하고 땅에 고꾸라졌다. 몇 차례 더 시도했으나 조종사 로봇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종사 로봇의 첫 데뷔는 올해 8월. 심 교수팀은 충북 청주 공군사관학교 비행장에서 조종사 로봇으로 모형 비행기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모형 비행기라고는 하지만 실제 경비행기인 ‘피츠(Pitts)’를 3분의 1로 정밀 축소해 성능에서는 일반 항공기와 차이가 없다.
활주로를 떠난 조종사 로봇은 먼저 비행기에 설치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현재 비행기의 정확한 위치와 속도 정보를 파악한다. 또 각종 센서에서 기체의 기울기, 높낮이 정보도 받는다. 로봇은 이런 정보를 미리 입력된 비행기 항로와 비교한 뒤 비행기가 수평을 유지하며 목적지까지 날아가도록 스스로 판단하고 조종한다. 베테랑 조종사처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비행기를 조종하는 셈이다. 이날 실험에서 조종사 로봇은 미리 정해진 경로에 따라 약 5km를 5분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심 교수는 “활주로 테스트를 자주 진행하기 어려워 평상시에는 비행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조종사 로봇의
성능을 교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올로이드’ 뼈대에 제어 프로그램 추가
조종사 로봇의 뼈대는 국내 로봇 기업 ‘로보티즈’가 판매하는 소형 인간형 로봇 ‘바이올로이드’다. 비행기 조종이 가능하도록 바이올로이드의 팔다리 부품을 바꿔 조종사 로봇의 모양새를 갖췄다.
심 교수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제어 프로그램이다. 비행기의 항로 정보를 받아들인 로봇이 비행기의 출력과 기울어진 상태 등을 파악해 이를 토대로 판단을 내리고 조종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조종사 로봇의 핵심이다.
로봇이 사람 대신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게 되면 신형 비행기를 개발할 때 사람이 위험을 무릅쓰고 테스트 비행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전쟁 시엔 구형 비행기를 로봇이 조종하게 만들어 위험한 적진 상공을 정찰하게 하고, 필요할 땐 자살폭격기로도 쓸 수 있다. 자동운행기능이 없는 중소형 비행기에선 부조종사 역할도 할 수 있다.
경제성도 뛰어나다. 무인 정찰기(드론) 한 대 값은 약 50억 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조종사 로봇 한 대를 개발하는 데는 1억 원 정도면 된다. 조종사 로봇이 낡은 비행기를 조종하면 무인기 한 대 값으로 정찰기 50대를 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은 사람처럼 두 팔과 두 다리가 달린 인간형 로봇을 개발해 재난 구조 현장에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열린 ‘DARPA 로보틱스챌린지(DRC)’에서는 인간형 로봇이 사람처럼 자동차를 운전하고, 전동 공구를 집어 들어 벽에 구멍을 내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심 교수는 “항공기는 조종간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비행기를 제어할 수 있어 재난 구조용 로봇보다 조작이 더 간단하다”며 “사람 크기의 조종사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험에 사용된 모형 비행기(오른쪽 위). 경비행기 ‘피츠(Pitts)’를 3분의 1로 정밀하게 축소하고 로봇이 앉을 수 있도록 조종석을 개조했다. - 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제공
실험에 사용된 모형 비행기(오른쪽 위). 경비행기 ‘피츠(Pitts)’를 3분의 1로 정밀하게 축소하고 로봇이 앉을 수 있도록 조종석을 개조했다. - 대전=전승민 기자 enhanced@donga.com 제공
●5km 스스로 조종해 5분간 비행 첫 성공
1일 KAIST 항공우주공학과 심현철 교수 연구실. 키 40cm 정도 되는 소형 로봇이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비행 시뮬레이터에 맞춰 한창 조종 훈련 중이었다. 이 시뮬레이터는 실제 조종사 훈련용으로 사용되는 정밀 프로그램이다.
의심스러운 마음에 ‘조종사 로봇’을 치우고 직접 조종간을 잡고 시뮬레이터 앞에 앉았다. 최선을 다해 비행기 중심을 잡아 봤지만 미처 이륙도 하지 못하고 땅에 고꾸라졌다. 몇 차례 더 시도했으나 조종사 로봇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다.
조종사 로봇의 첫 데뷔는 올해 8월. 심 교수팀은 충북 청주 공군사관학교 비행장에서 조종사 로봇으로 모형 비행기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모형 비행기라고는 하지만 실제 경비행기인 ‘피츠(Pitts)’를 3분의 1로 정밀 축소해 성능에서는 일반 항공기와 차이가 없다.
활주로를 떠난 조종사 로봇은 먼저 비행기에 설치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현재 비행기의 정확한 위치와 속도 정보를 파악한다. 또 각종 센서에서 기체의 기울기, 높낮이 정보도 받는다. 로봇은 이런 정보를 미리 입력된 비행기 항로와 비교한 뒤 비행기가 수평을 유지하며 목적지까지 날아가도록 스스로 판단하고 조종한다. 베테랑 조종사처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비행기를 조종하는 셈이다. 이날 실험에서 조종사 로봇은 미리 정해진 경로에 따라 약 5km를 5분간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심 교수는 “활주로 테스트를 자주 진행하기 어려워 평상시에는 비행 시뮬레이터를 이용해 조종사 로봇의
성능을 교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올로이드’ 뼈대에 제어 프로그램 추가
조종사 로봇의 뼈대는 국내 로봇 기업 ‘로보티즈’가 판매하는 소형 인간형 로봇 ‘바이올로이드’다. 비행기 조종이 가능하도록 바이올로이드의 팔다리 부품을 바꿔 조종사 로봇의 모양새를 갖췄다.
심 교수팀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제어 프로그램이다. 비행기의 항로 정보를 받아들인 로봇이 비행기의 출력과 기울어진 상태 등을 파악해 이를 토대로 판단을 내리고 조종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조종사 로봇의 핵심이다.
로봇이 사람 대신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게 되면 신형 비행기를 개발할 때 사람이 위험을 무릅쓰고 테스트 비행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 전쟁 시엔 구형 비행기를 로봇이 조종하게 만들어 위험한 적진 상공을 정찰하게 하고, 필요할 땐 자살폭격기로도 쓸 수 있다. 자동운행기능이 없는 중소형 비행기에선 부조종사 역할도 할 수 있다.
경제성도 뛰어나다. 무인 정찰기(드론) 한 대 값은 약 50억 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조종사 로봇 한 대를 개발하는 데는 1억 원 정도면 된다. 조종사 로봇이 낡은 비행기를 조종하면 무인기 한 대 값으로 정찰기 50대를 운용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현재 미국 국방부 산하 고등방위연구계획국(DARPA)은 사람처럼 두 팔과 두 다리가 달린 인간형 로봇을 개발해 재난 구조 현장에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열린 ‘DARPA 로보틱스챌린지(DRC)’에서는 인간형 로봇이 사람처럼 자동차를 운전하고, 전동 공구를 집어 들어 벽에 구멍을 내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심 교수는 “항공기는 조종간을 전후좌우로 움직이는 간단한 동작만으로 비행기를 제어할 수 있어 재난 구조용 로봇보다 조작이 더 간단하다”며 “사람 크기의 조종사 로봇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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